'김우중 펜트하우스'있던 남산 힐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입력 2022-12-30 14:20   수정 2022-12-30 14:39


40년 역사의 서울 남산 힐튼호텔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1983년 대우개발이 문을 연 남산 힐튼호텔은 이달 31일 오전 퇴실하는 손님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중단한다.
대우그룹과 흥망성쇠 함께…23층엔 '김우중 펜트하우스'

남산 힐튼 호텔은 대우그룹의 흥망성쇠를 상징하는 호텔이기도 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1970년대 대우그룹이 급성장하던 시절 힐튼 호텔을 짓기 시작했다. 1978년 김종성 건축가가 설계한 이 호텔은 '한국 건축가가 지은 국내 1호 호텔'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미국에서 활동하던 김 건축가에게 설계를 부탁하기 위해 직접 미국까지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꼭대기 층인 23층 펜트하우스는 김 전 회장이 개인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사용했다.

1999년 대우그룹은 외환위기로 그룹이 부도 위기에 처하자 대우개발이 소유하고 있던 힐튼 호텔을 싱가포르계 투자전문기업 CDL호텔코리아에 2600억원에 매각했다. 대우그룹은 호텔을 매각하면서도 23층 펜트하우스만큼은 대우개발의 장기임대 형식으로 빌려 관리해왔다.

김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 씨는 힐튼 호텔을 경영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정씨는 1983년 12월 7일 힐튼 호텔이 개관한 뒤 1984년 1월 대우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매각 때까지 호텔을 직접 경영했다. 김 전 회장이 힐튼 호텔 매각을 결정하자 김 전 회장 앞에서 대성통곡했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진 일화다.
전두환 전 대통령 퇴임 만찬도…2027년 복합시설로 재탄생

이곳에서는 정치적으로 굵직한 행사도 많이 열렸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만찬을 자주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노태우 당시 민정당 총재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한 뒤 이곳에서 축하연을 열었다. 1988년 2월 퇴임 환송 만찬 역시 이곳에서 진행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에는 미국 방송 중계진이 힐튼호텔에 머물렀다. 1997년 국제금융위기 당시 미셸 캉드쉬 제7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곳에서 묵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북한 조문단도 이곳에서 투숙했다.

CDL호텔코리아는 2004년 호텔 운영업체 밀레니엄과 신규 계약을 체결해 호텔 이름을 '밀레니엄힐튼 서울'로 바꿔 재개장했다. 이후 코로나19로 호텔이 경영난에 직면하자 지난해 12월 국내 자산운용업체인 이지스자산운용에 호텔을 1조1000억원에 매각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현재 건물을 허물고 오피스, 호텔, 상가 등으로 구성된 복합시설을 2027년 완공할 계획이다.

호텔 내부에 있던 세븐럭 카지노도 '세븐럭 강북힐튼점'에서 '세븐럭 서울드래곤시티점'으로 이름을 바꾸며 용산의 서울드래곤시티로 자리를 옮긴다. 드래곤시티 내 이비스호텔 5층 그랜드볼룸에 문을 여는 새 카지노 업장의 면적은 기존 대비 약 20% 넓어진다.

남산 힐튼호텔에서 1983년부터 2014년까지 32년간 근무한 박효남 세종사이버대 조리서비스경영학과 교수는 "힐튼호텔은 우리나라 호텔·관광 산업의 성장을 함께한 호텔"이라며 "국제적인 행사도 많이 개최한만큼 국가 경제 성장에 크게 일조한 의미 있는 호텔"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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